태국 푸껫을 여행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일정이 바로 피피섬 호핑투어였습니다. 푸른 바다 위에서 배를 타고 여러 섬을 오가며 스노클링과 수영을 즐기고, 영화 속에 등장한 풍경을 실제로 마주하는 경험은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특별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다녀온 피피섬 호핑투어 체험기를 중심으로, 준비 과정과 현장에서 유용했던 정보까지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첫 만남의 설렘
아침 일찍 푸껫 선착장에서 스피드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섰습니다.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점점 멀어지는 도시 풍경 대신 푸른 수평선이 눈앞에 펼쳐지자 마음속에서 ‘이제 진짜 여행이 시작됐구나’ 하는 설렘이 몰려왔습니다.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마야베이’였습니다. 영화 <더 비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관광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북적임마저 잊게 만들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높게 솟은 절벽이 바다를 감싸 안고, 바닷물은 에메랄드빛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물속에 들어가 발끝을 움직일 때마다 투명하게 빛나는 바다가 마치 보석 같았고, 순간 ‘이게 현실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황홀했습니다. 다음으로 간 장소는 ‘바이킹 케이브’와 ‘로사마 베이’였습니다. 바이킹 케이브는 석회암 절벽 속에 자리 잡고 있어 멀리서 바라만 봤는데, 이곳에서 예전부터 제비집을 채취했다고 가이드가 설명해 주었습니다. 로사마 베이는 수영하기 좋은 잔잔한 물결이 특징이었는데, 튜브에 몸을 맡기고 둥둥 떠 있는 동안 온 세상이 잠시 멈춘 듯한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피피섬 호핑투어의 매력은 단순히 ‘관광’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즐긴다는 데 있었습니다. 배에서 내릴 때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매번 새로운 바닷속 세계를 경험하는 순간순간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스노클링과 바닷속 세계의 놀라움
피피섬 호핑투어의 백미는 단연 스노클링이었습니다.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에 몸을 던지자, 눈앞에 펼쳐진 것은 그야말로 또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형형색색의 열대어들이 제 주변을 헤엄치고, 바닥에는 산호초가 가득했습니다. 햇살이 물속으로 내려와 반짝이는 순간은 사진으로도 담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스노클링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물고기 떼와 함께 수영한 장면입니다. 작은 물고기들이 제 앞을 스치며 지나가는데, 마치 제가 그들의 세계에 잠시 초대받은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바닷물이 짭짤해서 몇 번 물을 먹기도 했지만, 그마저도 웃으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여기서 팁을 드리자면, 스노클링 장비는 투어사에서 제공해 주지만, 개인적으로 맞지 않으면 물이 자꾸 들어올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가거나, 최소한 입에 잘 맞는 마우스피스를 챙기면 훨씬 편합니다. 또, 자외선이 굉장히 강하니 래시가드나 긴팔 수영복을 입는 게 좋습니다. 저는 선크림을 발랐는데도 팔과 어깨가 금방 그을려서 며칠 동안 화끈거렸습니다. 스노클링 후에는 간단한 점심 식사가 제공되는데, 현지식 뷔페 형식으로 밥, 국수, 카레, 과일 등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음식 맛은 평범했지만, 파도 소리 들으며 해변에서 먹는 밥은 어떤 고급 레스토랑보다 특별했습니다.
호핑투어 준비와 유용한 팁
피피섬 호핑투어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투어 예약이었습니다. 푸켓 현지에서도 예약할 수 있지만, 미리 온라인에서 예약하면 원하는 시간과 조건을 선택하기 수월합니다. 가격대는 보통 1인당 5만 원 전후로, 포함되는 서비스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스피드보트냐 롱테일보트냐에 따라 이동 시간과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저는 빠른 이동이 가능하고 여러 섬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스피드보트를 선택했습니다. 준비물은 구명조끼와 스노클링 장비가 제공되니 크게 챙길 건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방수팩, 방수카메라, 추가 수건, 여분의 옷은 꼭 챙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바다 위에서 젖은 채로 오래 있다 보면 생각보다 금방 추위를 느낄 수 있거든요.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멀미 대비입니다. 스피드보트는 속도가 빠르고 파도를 많이 타기 때문에 멀미에 약한 분들은 반드시 멀미약을 챙겨야 합니다. 저도 출발 전 약을 먹었는데, 덕분에 큰 불편 없이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피피섬은 환경 보호를 위해 쓰레기를 절대 버리면 안 됩니다. 가이드들도 여러 번 강조했는데, 실제로 제가 본 풍경은 깨끗하고 맑은 바다였습니다. 이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기 위해 작은 배려가 꼭 필요하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결론
태국 피피섬 호핑투어는 제게 단순한 관광을 넘어선 ‘체험 여행’이었습니다. 바다 위를 달리며 느낀 해방감, 스노클링을 통해 본 바닷속 세계, 그리고 섬마다 다른 매력을 발견하는 즐거움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경험이 되었습니다. 만약 푸껫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피피섬 호핑투어는 꼭 일정에 넣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조금의 준비와 멀미약만 챙긴다면, 누구나 잊지 못할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