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가오면 매번 고민하는 것이 있습니다. 국내 스키장으로 갈까, 아니면 해외로 떠나볼까. 이번에는 큰 결심을 하고 일본 홋카이도로 스키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흔히 “파우더 스노의 성지”라고 불릴 만큼 유명한 곳이라 기대가 컸는데, 실제로 경험해 보니 왜 전 세계 사람들이 겨울마다 홋카이도로 모여드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스키만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눈과 설경, 온천, 먹거리까지 겨울의 모든 매력을 압축한 듯한 시간이었거든요. 지금부터 제가 직접 다녀온 홋카이도 스키 여행 체험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첫눈처럼 가벼운 파우더 스노우의 매력
홋카이도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놀란 건 눈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경험하던 눈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뽀드득” 소리가 나는 보송보송한 눈, 바로 사람들이 말하던 파우더 스노였죠. 눈이 워낙 가벼워서 손으로 쥐면 사르르 흩날리듯 흘러내리는데, 이런 눈 위에서 스키를 타면 마치 물 위를 미끄러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제가 방문한 곳은 니세코 스키장이었는데, 이곳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서 외국인 관광객이 정말 많았습니다. 스키 리프트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니, 끝없이 펼쳐진 설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하얀 산맥 사이로 구름이 흘러가는 장면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장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초급자 코스에서 몸을 풀었는데, 눈이 워낙 부드러워 넘어져도 크게 아프지 않아서 금방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후에는 숲 사이를 달리는 중급자 코스에 도전했는데, 영화 속 주인공처럼 자연 속을 가르며 달리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릴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상급자 코스에도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저녁 무렵에 즐긴 나이트 스키가 잊히지 않습니다. 슬로프에 불빛이 켜지고, 까만 하늘 아래 반짝이는 눈 위를 달리는데, 마치 별빛 사이를 미끄러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춥다 못해 손끝이 얼얼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 어떤 불편함도 잊게 되더군요.
장비와 숙소, 직접 경험한 준비 팁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장비였습니다. 사실 스키복이나 부츠를 전부 챙겨가면 짐이 너무 많아질까 걱정했는데, 현지에 가보니 그런 고민은 전혀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스키장 근처에 대여점이 워낙 많고, 심지어 제가 묵은 리조트에서도 모든 장비를 빌릴 수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중급 장비를 빌려봤는데, 제 수준에서는 솔직히 고급 장비와 크게 차이를 못 느꼈습니다. 초보자나 중급자라면 굳이 비싼 장비를 고집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고글이나 장갑처럼 피부에 직접 닿는 소품은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게 훨씬 편했습니다.
복장은 꼭 여러 겹으로 챙기셔야 합니다. 홋카이도의 겨울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방한 대비가 필수인데, 스키를 타다 보면 생각보다 땀이 많이 납니다. 저는 발열 내의와 기능성 이너웨어를 입었는데, 이게 정말 신의 한 수였습니다. 덕분에 땀이 나도 금방 마르고 체온이 유지돼서 훨씬 쾌적했거든요.
숙소는 삿포로 시내 호텔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니세코 리조트 안에서 묵고 싶었지만, 이미 예약이 꽉 차 있었고 가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대신 시내 호텔에서 셔틀버스로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스키를 타지 않는 날에는 삿포로에서 맛집을 탐방하거나 쇼핑을 할 수 있어 일정이 더 풍성해졌습니다. 혹시 예산을 아끼면서도 다양하게 즐기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방식입니다.
스키만큼 특별했던 온천과 먹거리
홋카이도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스키 후 온천이었습니다.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풍경을 바라보는 경험은 정말 “이래서 홋카이도를 오는구나” 싶을 정도로 특별했습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맡기면 낮 동안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고, 차가운 겨울 공기와 온천수의 대비가 오묘한 쾌감을 줍니다.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스키 후 삿포로 라멘을 먹었을 때의 행복감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추운 날씨에 뜨끈한 국물이 몸속 깊이 스며드는 그 맛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준을 넘어선 경험이었습니다. 또 신선한 해산물과 홋카이도 특산품인 치즈, 아이스크림은 여행 중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현지에서 마신 삿포로 맥주와 함께한 해산물 요리는 최고의 조합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스키 외에도 즐길 거리가 많습니다. 저는 스노우모빌 체험을 해봤는데, 눈밭 위를 질주하는 그 쾌감은 정말 강렬했습니다. 또 다른 날에는 개썰매 체험도 했는데, 힘차게 달리는 허스키들과 함께 달릴 때는 마치 자연과 한 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운 좋게 삿포로 눈축제 기간에 맞춰 방문했는데, 거대한 눈 조각들이 도시 곳곳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낮에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많아 활기찼고, 밤에는 조명이 더해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그 광경은 사진으로도 담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결론
이번 홋카이도 스키 여행은 단순히 스포츠를 즐긴 시간이 아니라, 눈과 음식, 사람, 풍경까지 어우러진 특별한 겨울 체험이었습니다. 파우더 스노 위에서의 자유로움, 온천에서의 휴식, 그리고 현지 음식이 주는 따뜻함은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되었습니다. 만약 올겨울 어디로 갈지 고민하고 있다면, 저는 자신 있게 홋카이도를 추천합니다. 스키를 좋아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매력이 가득한 곳이니까요.